▲ 10일 본회의장에서 파행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하는 이건한 의장.

[Y사이드저널 박상욱 기자] 제8대 전반기 용인시의회의 사상초유 파행사태가 71일만에 여야 합의로 끝났다. 뒤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번 파행이 양당 의원 간 불신과 갈등 등의 큰 상처만 남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파행과 관련해 시의회 안팎의 시선이 곱지 않다. 파행을 정상화 시키는 과정에서 이건한 의장(신봉·성복동)의 리더십 부재와, 이 의장은 물론 여야 누구도 시민들에게 사과 한 마디 없는 진풍경이 벌어졌기 때문.

이번 파행은 지난 7월2일 용인시의회 29석 중 18석으로 다수당이 된 민주당이 의장과 부의장, 각 상임위원장 등 7개 자리를 힘으로 밀어붙여 독식한데 따른 한국당의 반발로 촉발됐다.

9월10일 오전 10시 시작된 제227회 정례회 2차 본회의 시작 직후 이건한 의장이 돌연 정회를 선포했다. 여야 회동 때문. 이후 1시간이 지난 오전 11시15분께 이 의장과 여·야 의원 8명은 협의를 시작했고, 양당은 큰 틀에서 일부 의장단을 재구성하는데 동의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여야 정상화에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이 의장이 민주당 의원들과 미리 내부 조율을 거치지 않아 한국당과의 협의가 순탄치 않았다. 주말 민주당 내부 조율이 끝났을 것이라 예상한 사람들은 황당했다.

▲ 8대의회 처음으로 여야 의원 전원이 참석한 본회의장.

이렇다 보니 오후 5시 정상화 성명서 발표 뒤 본회의가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9시간 가까이 된 오후 6시40분까지 양당의 조율은 계속됐다. 본회의장에 참석하는 시장과 부시장, 간부공무원들은 무작정 대기 상태에 있었다.

이후 정회된 지 9시간이 훌쩍 넘은 오후 7시30분쯤 여야 의원들이 전원 참석해 본회의가 속개됐고, 이 자리에서 이건한 의장은 시민에게 공식 사과했다.

이 의장은 “원구성을 놓고 시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반성한다”면서 “앞으로 정당의 정책이나 이해득실이 아닌 소통과 협치를 통한 여야 상생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소수정당 배려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만들겠다”고도 덧붙였다.

결국 이번 파행사태로 용인시의회에는 의원 간 상처와 불신만 남게 돼 앞으로 이건한 의장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한편, 이날 본회의가 정회된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20분까지 무려 9시간 넘는 파행으로 본회의장 참석을 위해 대기 중인 시장과 각 구청장, 실·국장 등 고위공직자들은 하루 종일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