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사이드저널 박상욱 기자] 이건한 용인시의회 의장이 집행부의 심의위원회에 참여할 의원을 추천·승인하는 과정에서 여성 의원보다 남성이 낫다는 취지로 발언해 ‘여성 비하’ 논란이 번지고 있다.

지난 20일 A여성 의원은 의회사무국 직원 B씨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집행부의 도시계획심의위원으로 가는 게 사실상 어렵게 됐다는 것. 이유는 황당했다. ‘남성 의원이 됐으면 한다’는 의장단 의견이 나왔다는 것이다.

취재진은 사실 확인에 들어갔다. 차별 없는 양성평등 환경을 만들겠다는 용인시에서, 그것도 시의회 의장단이 듣고도 믿기 힘든 성차별적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파장이 예상된다.

먼저 B직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질문에 곤혹스러워 하던 B직원은 “의장단에서 A의원 대신 남성 의원으로 바꾸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이에 의장단은 누구를 가리키는 것이냐고 묻자 그는 결재권이 있는 “이건한 의장”의 의견이라고 답했다.

직원의 말을 종합하면, 이건한 의장이 A의원 대신 전문성이나 경험 등을 고려해 남성 의원이 좋겠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고, 이 의장의 이 같은 의견을 B직원은 A의원에게 다시 ‘남성 의원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의장단 의견’이라고 전달한 것이다.

A의원은 이 의장이 남성이 여성보다 낫다는 왜곡된 편견과 남성우월주의 빠져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A의원은 “의회사무국 직원으로부터 ‘도시계획심의위에 남성 의원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의장단 논의가 있었다‘고 연락 받아 어이없고 황당했다”면서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100만 용인시의회가 여성을 차별하는 남성우월주의적인 발상을 할 수 있는지 기가 막힐 따름”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이건한 의장은 사실상 해당 직원의 잘못으로 책임을 돌렸다. 잘못 이해해 전달했다는 것.

23일 Y사이드저널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 의장은 “나는 평소 그런(여성폄하) 가치관을 갖고 있질 않다”고 일축했다.

이에 오해할만한 발언을 했는지에 대해 묻자 “그 부분은 모르겠다”면서 “오해라는 것은 듣는 당사자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내가 말할 부분은 아니다”고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해당 직원이 임의대로 표현했다는 얘기다.

이번 ‘여성 비하’ 논란은 ‘그런 말을 했다 아니다’의 진실공방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논란의 당사자인 의장이 오해를 살 만한 말로 문제가 생겼다면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기보다 자신이 정중히 사과하는 편이 100만 용인시의회 수장다운 모습이 아닌지 모를 일이다.

한편, 논란이 확산되자 22일 A의원은 도시계획심의위원회 위원으로 최종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