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용인의 한 어린이집 교사와 원생들이 집단 결핵에 걸렸다며 언론사들이 행정당국의 늑장대처에 대해 앞다퉈 보도했지만, 일부 내용이 사실과 다르게 부풀려져 보도된 것으로 확인됐다.

언론들은 용인의 한 어린이집에서 교사와 원생 20여명이 집단결핵에 감염됐지만, 시와 관할 보건소, 해당 어린이집의 늑장 대처에 대해 비판했다.

기사 제목도 <어린이집 집단결핵> <어린이집 결핵 집단감염‘쉬쉬’> 등의 자극적인 제목이다. 하지만 본지가 사실 확인한 내용은 이들 보도와는 차이가 있었다.

먼저 ‘결핵’과 ‘잠복결핵’의 차이는 엄청나다.

결핵은 결핵균 전염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으로 결핵 환자의 기침, 재채기, 대화 등 대부분 침에 의해 감염되며 환자로 분류돼 치료를 받는다.

반면, 잠복결핵 감염은 결핵균에 감염돼 체내에 소수 살아있는 균이 존재하나 외부로 배출되지 않아 타인에게 감염되지 않으며, 환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특히, 수개월의 약물치료를 통하면 결핵으로 발전할 확률은 극히 적으며 전문가들에 따르면 성인 3명 중 1명꼴로 잠복결핵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언론들은 해당 어린이집 원생 22명이 결핵에 감염된 것처럼 보도했다. 또 다른 언론은 집단결핵에 감염됐지만, 해당어린이집 원장과 보건소, 관할구청이 의도적으로 봐주려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실제로 한 언론사는 관련 규정을 무시한 어린이집의 부도덕함을 지적했다.

A언론사는 ‘현행 영유아보호법 시행규칙 및 업무지침 등에 따르면 보육교직원의 경우, 전염성 질환에 감염되었을 경우 면직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하지만 해당 어린이집은 면직이 아닌 휴직처리해 보조금을 수령했다’고 보도했다.

취재결과 이는 사실과 달랐다. 영유아보호법이 아닌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 33조에 따르면 ‘전염성 질환에 감염될 경우, 해당 보육교직원을 <휴직>시키거나 <면직>조치해야한다’고 명시돼 있다.

다시 말해, 감염된 교사를 면직시키지 않고 절차를 무시하고 휴직처리 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게 전달됐다는 얘기다.

또한, 보조금 부당수령 의혹 역시 ‘1개월 이하 휴직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해야한다’는 정부의 처우개선비지원 관련규정에 따라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해당 어린이집이 결핵에 감염된 교사를 휴직처리하고 보조금을 지급받은 것은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해당언론사는 관련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거나, 의도적으로 ‘휴직’이라는 문구를 기사에서 제외한 것이 되는 셈이다.

이와 함께 A언론사는 ‘결핵에 감염된 교사는 10월 12부터 출근하지 않았지만, 최근(1월 4일)까지 구청 담당부서에 면직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확인결과 기흥구청은 지난해 11월, 면직신고를 통보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흥구청 사회복지과 관계자는 “감염된 교사의 면직신고를 작년 11월 어린이집 원장으로부터 통보 받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해당 교사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지난해 10월 12일 결핵감염 통보를 받아 이날부터 출근하지 않았으며, 또 휴직 후 같은 해 12월, 사직서를 제출했다.

기흥보건소 역시, 결핵감염 교사가 확인된 직후 어린이집 원생이 240여명으로 절차와 검진기간 조정에 따라 다소 시간이 소요됐지만 관련규정에 따라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정부의 결핵역학조사관리지침과 국가결핵관리지침 상 ‘결핵 발생 시 1주일 이내 접촉자 조사를 해야 한다’는 것과 ‘전염성 결핵 환자에 대해 적객업이나 그 밖에 사람들과 접촉이 많은 업무에 종사하는 것을 일정기간 정지하거나 금지하도록 명해야 한다’는 규정대로 처리했기 때문이다.

이번 언론 보도로 인해 행정기관은 물론 피해가 가장 심한 곳은 어린이집과 학부모들이다.

기흥구청과 보건소 관계자는 “감염과 잠복결핵의 차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쓴 것”이라면서 “마치 해당 어린이집에서 결핵에 집단으로 감염된 것처럼 보도돼 난감하다”고 밝혔다.

특히, 해당 어린이집 관계자는 “교사가 결핵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 후 당황스러웠지만 보건소 지시에 따라 절차대로 처리했다”면서 “가정통신문을 통해서도 이 같은 사실을 학부모들에게도 알려 오히려 즉각적인 조치에 고맙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부도덕한 어린이집으로 비춰져 억울하다”고 호소하면서 “나를 믿고 아이를 맡긴 학부모들을 위해서라도 사실과 다른 기사에 대해 잘못된 점을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태 문제의 핵심은 언론이 결핵으로 피해가 우려되는 어린이집 원생에 대한 후속조치를 어린이집과 행정기관이 규정을 제대로 지켰는지를 따져보았느냐는 것이다.

이는 사실과 다른 반짝성 불꽃놀이 보도가 아닌 어둠을 밝혀주는 가로등 보도를 통해 단 한사람도 선의의 피해자가 나와선 안 되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어린이집 잠복결핵 사태와 관련해 시 감사실도 조사에 착수 했으며, 사실과 다른 언론 보도에 대해 시는 정정보도 요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