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사이드저널 박상욱 기자] 용인시가 이통장연합회에 법적 근거도 없이 수당을 지급해 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번지고 있다.

행정기관과 주민들 사이에 메신저 역할을 하는 사람이 이통장이다. 이들은 고정 월급이 없이 적은 수당을 받고도 흔쾌히 자신의 동네를 위해 일하는 없어서는 안 될 봉사자이기도 하다.

그런데 논란이 불거졌다. ‘이통장연합회’(이하 연합회)란 민간단체 회의에 참석한 회장들에게 용인시가 참석 수당을 10년 넘게 지급해 왔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훈령 위반이다. 회의 참석 수당을 지급해선 안 되며 만일, 회의 참석 수당을 지급하려면 조례가 있어야 하는데 용인시 조례는 이와 관련된 내용이 없다.

용인시에 따르면, 관내에는 모두 1128명(2018년 1월 기준)의 이통장들이 있고, 이들을 대표하는 31명의 회장들이 있다. 연합회는 바로 31명 회장들의 민간단체다.

연합회는 두 달에 한번 꼴로 총회를 열고, 시는 총회에 참석할 때마다 회장들에게 2만원의 수당을 지급해 왔다. 시가 지난해 회의 참석 수당으로 회장들에게 지급한 예산은 370여만원이다.

용인시는 수당 지급 근거로 행정안전부 훈령인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을 들고 있다. 실제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 4조와 별표4에는 ‘이통장 회의 참석 수당은 1회당 2만원’으로 규정돼 있다.

그러나 이 조항에 대한 용인시의 해석이 자의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관이 주도하는 회의 때만 지급해야 한다고 정부가 밝혔기 때문이다.

19일 Y사이드저널과의 전화 통화에서 행안부 자치분권과 담당 사무관은 “행안부 훈령에는 이통장의 회의 참석 수당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회의는 민간이 아닌 행정기관이 주도하는 회의를 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일 별도의 조례 등 기준 없이 민간이 주도한 회의에 수당을 지급했다면,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용인시는 민간단체인 연합회 회의 참석자들에게 수당을 지급해 왔다.

실제 지난 4일 시청사 3층 비전홀에서 연합회 회의가 열렸다. 용인시는 회의에 참석한 29명의 회장들에게 2만원씩의 수당을 지급했다. 시는 이날 회의는 연합회 측이 마련했다고 밝혔다.

시 자치협력과 관계자는 “이통장연합회는 민간이 자체적으로 만든 단체로 시는 회의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며 “다만 수당을 주기 위해 출석여부만 확인하고, 민간이 주도한 이날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고 회의장 밖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수당을 지급하면 안 되는 민간단체인 연합회가 주도한 회의였다는 얘기로, 지금까지 근거 없이 수당을 지급해 온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취재진은 연합회 회의 개최 등 보다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용인시에 연합회 정관 공개를 요구했으나 민간단체의 정관 공개는 권한 밖이라며 이를 거부했다.

한편, 취재가 계속되자 20일 용인시는 “앞으로 관이 주도하는 형식의 체계를 잡고, 연합회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