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사이드저널 박상욱 기자] 용인시가 주차난 해소를 위해 추진한 ‘나눔주차장 조성 사업’이 선거를 앞둔 미묘한 시기에 종교시설에 편중 돼 대상지 선정에 대한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세금혜택, 보험료·CCTV·차단기 설치 등 비교적 예산을 적게 쓰려는 타 지자체와 달리, 용인시는 수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교회나 성당 주차장 바닥을 포장하는 등 큰 차이를 보여 사업의 취지와 달리 효율성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용인시는 주말인 지난 8일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처인에 있는 한 성당에 제1호 나눔주차장을 만들었다는 내용이다. 취지는 좋았다. 지역주민들의 주차난 해소를 위해 성당이 부지를 제공하고 시가 사업비를 부담해 주차장(23면) 만들었다. 이 사업에 들어간 예산은 총 7300만원.

시는 공교롭게도 두 번째 나눔주차장 대상지도 종교시설인 수지에 있는 A교회를 택했다. 용인시는 오는 24일부터 공사 시작 예정으로, 이 교회 30면의 주차장에 아스콘 포장과 주차면을 그릴 계획이다. 예산은 4000만원이 투입된다.

다만 주민들이 이용하려면 조건이 있다. 종교시설이다 보니, 일요일이나 평일 등 종교 행사가 있는 날에는 주차장 이용이 제한된다. 주민들이 아닌 교회 위주로 운영된다는 얘기다.

▲ 용인시가 주차난 해소를 위해 4000만원을 들여 포장을 계획하고 있는 A교회 주차장.

문제는 A교회 주변이 다세대주택이 아닌 아파트촌으로, 교회 바로 옆에는 상가들이 몇 개 있을 뿐이다. 용인시는 A교회를 선택한 이유로 불법주차 민원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주차단속이 필요하다는 교회 측의 민원으로 현장에 나가보니 주차장 확보가 필요해 보여 나눔주차장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용인시가 수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나눔주차장 대상지를 선정하면서 이와 관련한 내부 기준도 없고, 또 대상지를 물색하기 위한 사전 조사도 없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선거철인 요즘 당초 취지와 달리 괜한 오해를 살 수 있는 종교시설에 예산을 쓰는 것도 문제란 지적이다.

여기에 A교회는 지금까지 주차장을 주민들에게 이미 개방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10일 Y사이드저널과의 전화 통화에서 교회 관계자는 “종교시설이다 보니 평소 외부차량을 통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차난을 해소한다며 수천만원으로 주차장을 포장해 주는 용인시 행정은 선뜻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반면 지난 2010년부터 성남시 3개 구청 중 가장 많은 나눔주차장을 운영하는 수정구청은 일 년간 8개 주차장에 쓰이는 예산은 1000만원이다. 다세대주택이 많다는 지역특성을 고려해 나눔주차장 대상지를 모두 ‘나대지’로 택했기 때문이다. 땅주인에게는 일정 기간 사용하고 재산세 등 세금혜택을 줬다. 주민들도 언제든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예산은 물론 주택가 주차난 해소에 실질적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게 수정구청의 설명이다. 구는 여러 문제 발생 소지를 없애기 위해 종교시설에 나눔주차장 설치는 지양하고 있다.

같은 사업을 하고 있는 서울 강서구의 경우도 공동주택이나 학교 등에 나눔주차장을 설치하고 있다.

강서구는 대상지를 무료로 개방하는 대신 방법CCTV 설치, 주차장 시설개선 사업비를 지원한다. 건물이나 아파트는 최고 2000만원, 학교 주차장은 최고 2500만원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