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삼성물산이 홈페이지에 올린 SBS 보도에 반박하는 입장문.

[Y사이드저널 박상욱 기자] 삼성물산이 최근 SBS가 보도한 삼성 에버랜드 부지 공시지가 관련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정정보도를 요청하는 등 적극 대응하고 나섰다.

SBS는 지난 19일과 20일 이틀에 걸쳐 ‘삼성 소유의 에버랜드 땅값‘에 대한 의혹을 보도했다. 경영권 승계를 위해 에버랜드의 공시지가를 임의로 조정했다는 내용의 의혹이다.

이에 삼성물산 측은 ‘사실과 다르다’는 해명과 함께 의혹을 보도한 SBS 측에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삼성물산 커뮤니케이션팀은 SBS <8뉴스>의 첫 보도 다음날인 20일 홈페이지를 통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에버랜드의 공시지가를 임의로 조정했다는 SBS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SBS가 제기한 의혹을 반박했다.

삼성물산의 반박에 SBS는 같은 날인 20일 보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삼성물산은 21일 <SBS 보도 관련 삼성물산 입장>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SBS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삼성물산이 밝힌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다. 여기서 논란이 되고 있는 표준지공시지가란 국토부가 조사·평가해 정해지며, 토지를 사고 팔 때 기준이 되는 것을 말한다.

우선, 삼성물산은 SBS가 지난 1994년 여러 개의 표준지 가운데, 공시지가가 높았던 9만8000원짜리 표준지와 1995년 3만6000원으로 변경된 특정 표준지만을 골라 비교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를 통해 마치 전체 토지와 회사의 가치가 하락해 에버랜드 전환사채(CB)를 싸게 발행하고 싶었던 삼성의 이해관계와 맞아 떨어진 것처럼 보도했다는 것이다.

▲ SBS 방송화면 캡쳐

삼성물산은 “에버랜드 기업가치의 등락은 전체 토지가격의 변동에 연동되는 것이지, 전체 필지의 6%에 불과한 일부 필지의 가격 하락과는 무관한 것”이라며 “오히려 회사의 가치는 상승해, SBS의 보도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삼성물산은 SBS가 삼성이 밝힌 입장과는 전혀 다른 내용으로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SBS는 20일 보도에서 ‘2015년 당시 실무자들이 윗선의 지시로 이의신청을 하지 않았고, 삼성 측이 이의신청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보도했지만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삼성 측은 “2015년의 경우 최초 잠정 표준지가 상승률이 60%에 달해 삼성물산은 국토부와 용인시에 공시지가 인하를 요청하는 내용의 의견제출서와 이의신청서를 3회에 걸쳐 제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그 부당함을 호소했다”면서 “그 결과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은 22%로, 최종 개별공시지가 상승률은 19%로 각각 감액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니까 정부에 이의신청을 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SBS는 지난 1995년 지정된 표준지는 ‘놀이시설’ 등이 아닌 ‘도로’였고, 게다가 3만6000원이라는 상당히 낮은 가격이었다고 보도했다. 또 이 과정에서 국토부가 1994년 표준지였던 땅까지 포함해 땅값이 수상하게 급락한 것이라고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은 “해당 지번은 보도 내용과 달리 ‘도로’가 아닌 ‘유원지’로, 현재 이 지역은 동물원 ‘애니멀 원더 월드’가 위치한 에버랜드 한 가운데 있는 땅”이라며 “이는 토지대장만 확인해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마지막으로 SBS는 의혹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삼성 측이 아무런 답변도 하지 못한 것처럼 보도한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SBS는 ‘지난 16일 삼성 측에 질의서를 보냈지만 보도 전날인 19일까지도 자료가 없어 답변을 하지 않다가 20일 오후에나 부인하는 입장을 냈다’고 보도했지만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에 삼성물산은 “취재진이 회사에 서면 질의서를 보낸 것은 방송이 되기 사흘 전인 지난 16일 오후 3시경”이라며 “과거 자료 조사 등에 필요한 시간을 감안해 회사는 19일까지 답변을 주겠다고 전했고 취재진도 이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약속 당일인 19일 SBS는 측에 질의에 대해 목동 사옥까지 찾아가 추가 설명까지 했음에도 회사 측(삼성물산)이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도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