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사이드저널 박상욱 기자] 정부가 공공기관 채용비리를 뿌리 뽑기 위해 관계부처 합동 특별대책본부를 운영하는 등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용인시 산하기관인 청소년미래재단이 특정인의 경력을 허위로 부풀려 합격처리한 사실이 경찰 특별단속에 적발됐다.

그런데 경찰이 기소한 재단 인사담당자들이 점수를 부풀려 합격된 인물이 정찬민 용인시장의 전 수행비서인 사실이 취재 결과 확인돼 논란이다.

채용비리 사건을 수사한 용인동부경찰서는 지난 2015년 당시 용인시청소년미래재단 인사담당자인 B씨 등 2명이 재단의 일반직 직원(4급)을 공개채용하는 과정에서 ‘경력’ 점수를 부적정하게 평가해 A씨를 합격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경찰은 최근 B씨 등 2명을 ‘직권남용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이를 용인시에 통보했다.

이런 가운데 재단에 채용된 A씨의 재단 입사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대목이 드러났다.

경찰이 지목한 A씨는 지난 1년5개월 동안 정찬민 용인시장의 전 수행비서로 일했다. A씨는 정 시장이 취임한 지난 2014년 7월 용인시 별정직 공무원(7급)으로 채용돼 2016년 1월까지 정 시장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여기서 주목되는 게 하나 있다. 재채용된 시점이다. A씨가 별정직 7급에서 6급으로 재채용(진급)된 건 2015년 11월의 일이다. 그런데 재채용 된 지 2달 만인 2016년 1월 그는 수행비서 일을 돌연 그만뒀다. 용인시청소년미래재단이 뽑는 일반직 직원(4급) 공모에 응시해 합격했기 때문이다.

A씨는 별정직 7급에서 6급으로 재채용 된지 한 달 뒤인 2015년 12월, 청소년미래재단이 일반직 직원(4급) 채용공고에 지원했다.

당시 청소년미래재단의 모집공고 일반직 4급 채용 자격기준 중에는 ‘공무원 6급 이상’과 ‘7급 경력 5년 이상인 자’가 있는데, A씨는 미래재단에 지원하기 한 달 전 6급으로 재채용(진급)돼 지원자격이 된 것.

실제 용인시청소년미래재단 측도 A씨의 채용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은 공무원(6급) 경력이 인정돼 됐다고 밝혔다. 시장 수행비서였던 A씨를 미래재단에 입사시키기 위한 보은인사 아니었느냐는 의심이 자연스레 드는 대목이다.

결과는 서류면접을 통과한 지원자 3명 중 면접에서 A씨가 최종 합격했다. 그는 다음해인 2016년 2월부터 용인시청소년미래재단 산하 청소년수련관에서 일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당사자인 A씨는 보은인사는 사실무근이며 우연의 일치였다는 입장이다.

8일 Y사이드저널과의 전화 통화에서 A씨는 “정 시장과는 선거당시 도와줘 알고 지낸 사이로 이번 재단 입사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은 뒤 “시장은 내가 합격한 후 재단으로 옮긴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6급 재채용(진급) 한 달 만에 재단으로 이직한 것과 관련해 그는 “6급 진급 직후 직장을 옮긴 것은 우연의 일치로 공교롭게 맞아 떨어진 것”이라면서 “6급 진급이 아니더라도 경기영어마을에서 근무한 8년 등의 경력이 있어 자격은 충분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