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본회의장에서 의원들이 '상수도 원인자부담금 조례'에 대해 무기명 찬반 전자투표를 하고 있다.

[Y사이드저널 박상욱 기자] 용인시의회가 발의해 개정된 조례가 뒤늦게 문제점이 드러나 다시 폐기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해 12월 용인시의회 221회 임시회에서 이제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용인시 상수도 원인자부담금 산정·징수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급수가능 지역에 편입된 지 20년 이상 된 공동주택이 급수신청을 하는 경우, 상수도 원인자부담금을 전액 감면한다는 내용이다. 다시 말해 20년 이상 된 공공주택이 수돗물 공급을 요구하면 원인자가 아닌 시가 예산으로 설치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용인시가 뒤늦게 문제를 제기했다. 해당 조례 내용의 대상이 광범위하고 공익목적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

용인시는 ▲20년 된 이상 공동주택이라는 대상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어, 대상이 너무 광범위한데다 불분명하고 ▲대상을 20년 이상 공동주택으로 제한하는 것도 형평성이나 공익목적에도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에 용인시는 올해 처음으로 열린 222회 임시회에서 해당 조례를 ‘재의’해달라고 시의회에 요구했다. 재의란 이미 의결된 사항에 대해 같은 내용을 재차 심사·의결하는 절차를 말한다.

결국 해당 조례는 무기명 찬반 표결이 부쳐졌고 전체 의원 27명 가운데 이날 표결에 참석한 의원 25명 중 찬성 15명, 반대 9명, 기권 1명으로 부결됐다. 결국 의결정족수 17명을 넘지 못해 이 조례는 폐기됐다. 이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의 법인 조례를 졸속으로 처리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용인시의회와 용인시 모두 잘못을 인정했다.

용인시의회 강웅철 도시건설위원장은 “시와 의회 모두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다. 부끄러운 일”이라고 잘못을 인정했다.

용인시 관계자 역시 “입법예고 기간 제대로 살핀 뒤 의견을 냈어야하는데 놓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