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찬석 의원.

[Y사이드저널 박상욱 기자] 용인시가 관련법 절차를 무시하고 백억원대의 예산을 무더기로 세운 것이 확인돼 논란이 번지고 있다. 시의회 상임위는 100억원의 사업비를 전액 삭감했다.

지방재정법에는 20억 이상의 사업이나 1억원 이상의 행사성 예산은 중기지방재정계획을 세운 뒤 투자심사위원회의 심사를 받도록 정하고 있다.

문제는 용인시가 중기재정계획을 건너 뛴 채 투자심사만 받고 예산을 세워 논란이 불거졌다.

때문에 지난 20일 열린 221회 임시회에서 용인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는 이 문제를 지적했고, 시는 절차 위반을 인정했다. 도시건설위는 시 공원녹지과의 추경예산 심의에서 ‘기흥저수지 생태학습장 토지보상비’ 100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날 고찬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뭐가 급해 절차까지 무시하면서 1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세웠느냐”고 따져 묻자, 김경주 공원녹지과장은 “절차상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결국 전액 삭감된 100억원은 내부 유보금으로 편성됐다.

그런데 용인시가 절차를 무시하고 세운 예산은 이뿐만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 결과 ▲제18회 용인사이버과학축제(1억5000만원) ▲제2회 민속저잣거리축제(1억5000만원) ▲용인평온의숲 인접부지 주차장 조성공사(26억5200만원) ▲기흥역세권 육교설치공사(30억) 등 4건에 59억5200만원의 예산이다.

해당 예산들은 모두 용인시가 지난해 11월2일 투자심사를 받았고, 그 이후인 같은 달 13일 ‘2018년도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관련 절차는 중기계획을 먼저 세운 후 투자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일 용인시의회 자치행정위 심의에서 ‘광역버스 준공영제’ 예산 20억원이 중기재정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과 관련해 이정석 용인시 기획재정국장은 “위반이 맞다”고 인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