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사이드저널 국용진·박상욱 기자] 국가보훈처 간부가 골프장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해당 간부는 또 대표이사 자리에 특정인이 돼야 하며 이는 청와대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이는 ‘BH의 뜻’이라며 골프장 측에 말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A간부가 지목한 사람은 전 공군 준장 출신 B씨로 알려졌다.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88컨트리클럽. 이곳은 지난 1988년 국가보훈처가 국가 유공자의 복리증진을 위해 설립한 공익 골프장이다.

제보 등에 따르면, 88CC 운영위원회는 지난 8월 중순 대표이사 퇴임에 따라 공석이 된 대표이사를 새로 뽑기 위해 9월15일~22일까지 모집공고를 냈다. 당시 19명이 응시했다.

이후 같은 달 29일 인사위원회는 서류심사를 거쳐 5명으로 압축했다. 인사위는 보훈처 A국장 등 3명의 내부인사와 보훈처가 추천한 4명의 민간인 외부인사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문제가 불거졌다. 골프장 소유주이면서 골프장 관리·감독과 인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A국장이 서류심사를 통과한 5명 중 B씨가 대표이사가 돼야 하고, 이는 ‘BH의 뜻’이라고도 강조했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면접 심사 전인 9월 세종시 보훈처에서 여럿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A국장이 (B씨의 취임은) BH의 뜻이라고 말했다’고 골프장 관계자인 C씨로부터 들었다”고 했다.

A국장의 노골적인 압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0월 중순 진행된 최종 면접에서 B씨 대신 다른 응시자가 1위로 결정되자 A국장은 골프장 측에 순위를 바꾸라는 노골적인 압력을 넣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A국장이 10월 면접 심사 결과가 나온 직후에도 C씨에게 전화를 걸어 ‘B씨를 1위로 변경하면 안 되겠느냐’고 했다고 C씨가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의 말대로라면 88CC 관리·감독 책임자인 보훈처 A국장이 골프장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 압력을 행사한 셈으로 심각한 문제가 야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당사자인 A국장과 C씨는 사실무근이란 입장이다.

18일 Y사이드저널과의 전화 통화에서 골프장 C씨는 “A국장과 대표이사 인사 관련 통화를 한 적도, 누구와도 이러한 이야기를 한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A국장 역시 “B씨는 면접 날 처음 본 사이로 이번 대표이사 선임에 개입한 바 없다”며 “C씨와도 통화한 적 없다”고 밝혔다.

이번 문제에 대해 경찰도 내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에 대해선 모른다고 다소 애매하게 말했다.

용인서부경찰서 관계자는 “이번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가 명확히 누군지는 모른다. 골프장 C씨 등 의혹과 관련된 관계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면서도 “11월부터 조사 중으로 자세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19일 3년간의 임기로 88CC 대표이사에 B씨가 취임했다.